행복교구 유태균 학생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봉사를 해 왔습니다. 하지만 신앙심이 있어서 다니기 보다는 가족을 따라 교회에 다닐 뿐이었고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기독교가 세상에 있는 수많은 종교 중에 하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마음속에 신앙의 확신이 없어 갈등하고 있던 저는 다른 친구들에게 당당히 교회를 다닌다고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우연히 친구와 신앙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도 신앙을 가지고 있었기에 저는 무너져가는 믿음을 어떻게 붙잡아야 할지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등교하기 전에 함께 기도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하며 자신이 다니는 교회로 저를 초대했습니다. 저는 등교하기 전에 시간이 될 때마다 친구의 교회에 나가 신앙의 확신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교회에서 선교를 떠난다고 했습니다. 저는 선교가 목사님이나 전도사님들만 가는 것인 줄 알았는데 가까운 친구가 간다고 하니 신기했습니다. 때마침 우리교회에서도 1차 필리핀 선교가 끝나고 2차 선교팀을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1차 선교팀의 모습을 보며 나도 한번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에 저는 이것이 하나님께서 선교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마음속에 ‘나는 믿음의 확신도 없는데, 나 같이 자격 없는 사람이 선교를 가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배를 드릴 때마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어느 순간 걱정과 죄책감은 사라지고 너무도 평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걱정 말고 선교를 다녀와도 된다는 하나님의 사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선교를 떠나기로 결정하자 저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만큼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굳이 고등학교 3학년이 선교를 가야하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이번 선교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꼭 가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20대가 되기 전 마지막 순간이고 하나님께서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주시려 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2차 선교팀에 들어가 몇 주간 선교를 위해 1분 영어 복음전도와 스킷 드라마 등을 연습했습니다. 그러면서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공연을 할 때 그것이 단순한 공연으로 끝나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고 ‘저 사람들은 왜 자꾸 예수 예수라고 하는 것이지?’라는 생각을 품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선교지인 필리핀으로 떠났습니다. 선교 여정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서류상의 문제로 목사님과 어린 팀원 2명을 함께 남긴 채 먼저 한국을 떠나야 했습니다. 저와 팀원들은 필리핀에 도착해 선교팀의 안전과 하나님의 도우심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다행히도 목사님과 아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을 떠날 수 있었고 우리는 예정된 선교 활동을 무사히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워낙 덥고 습한 것을 싫어하는 탓에 떠나기 전부터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필리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선교를 위해 팀원들과 뜨겁게 기도하였고, 그 후 길거리로 나서자 날씨때문에 오는 짜증 대신 기쁨이 넘쳐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걱정과 달리 선교 기간 동안 필리핀의 더운 날씨 속에서도 오히려 힘이 나고 얼굴에 웃음이 저절로 피어날 정도로 마음에 큰 기쁨을 선물해 주신 것입니다. 거리를 다니며 찬양을 했고 공연을 한 뒤에는 영어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복음을 전하는 순간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넘쳐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선교 기간 동안 저의 몸과 마음을 만져 주시며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연약한 믿음과 세상에 대한 편협한 시선들 모두 송두리째 바꿔 놓기 시작하셨습니다. (2부에 계속)

박스내용 :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믿음의 확신이 없었던 제게 하나님께서는 선교를 떠날 수 있는 은혜를 내려 주시고 복음을 전할 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큰 기쁨이 솟아나게 하셨습니다.